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용산에 새롭게 개관한 지 5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2023년 첫 번째 기획 전시로 《조선, 병풍의 나라 2》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근대기까지 제작된 병풍들의 미술사적인 가치와 의의를 되새기고, 나아가 그 안에 담긴 한국 전통미술의 다양한 미감을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2018년 개최된 《조선, 병풍의 나라》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간 한국 회화사 전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병풍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새롭게 수집한 병풍들을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15개 기관에 소장된 약 50여 점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조선시대부터 근대기에 이르는 병풍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총 7개의 크고 작은 전시 공간들을 활용하였으며, 사용 및 제작 주체에 따라 민간병풍과 궁중병풍으로 테마를 나누어 민간과 궁중으로 대별되는 병풍의 특징과 미감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제작시기를 고려하여 근대병풍은 별도로 구분하여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변모한 한국 근대 화단의 일면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 고유의 미감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중점을 두어 연출하였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공간 디자인을 시도하여 전통회화의 세련된 미감을 돋보이도록 했습니다. 나아가 환경을 고려한 전시방안을 모색하여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디자인을 전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병풍은 무대 뒤쪽에 펼쳐 놓는 경우가 많아,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특정 인물이나 장소, 행사 등을 빛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 자체에 주목하여 병풍이 시각매체로서 갖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아울러, 병풍에 담긴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미술의 아름답고 세련된 미감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