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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은 어디에서도 고달프다" - 프란시스 하(2014)
    일상이야기/영화 2014. 7.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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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길 즉흥적으로 관람한 <프란시스 하>

    사실 김세윤 씨가 쓴 글에 영업당해서 혹했다.

     

    프란시스는 무용수다. 썩 훌륭한 무용수는 아닌 거 같아보였지만...

    쌍둥이 같은 존재라 생각했던 소피는 살고 싶은 동네로 가고 싶다며 이사를 갔고, 남친과 더 가깝고 심지어 남친과 먼 타국으로 떠난다. 나만의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소중한 내 친구가 멀어져간다는게 얼마나 상실감을 주는지 소피는 알았을까?

     

    "제 직업이요? 설명하기 힘들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그렇다.

    그는 무대에 서지 못했다.

    공연에 서면 집세를 내리라 말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또 다시 이사를 가야 했다.

    어느 한 곳에 정착도 못해 절친은 떠나 일도 없어 여행을 가서도 불운이 이어진다

    지지리도 운도 없는 년.

    눈치가 없어 분위기를 주~옥~같이 만드는 재주아닌 재주를 뽑내지만 그래도 왠지 짠하다.

    렌트비에 허덕거리는 '나'와 다르게 여유롭게 사는 친구들, 잘 나가는 친구들과 비교될 수 밖에

    허풍도 약간 있고 초라한 자신을 포장하기 바쁘지만 그래도 마냥 밉지는 않았다.

     

    꿈에서 약간 멀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오히려 꿈에 한걸음 더 나아간 결말이 훈훈했고

    깜찍한 결말에 흐뭇해졌다.

     

    흑백영화인지 몰랐는데 화면구성이나 음향이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려줘서 좋았다.

    처음엔 뭔 개소릴 하는 거야 싶은 장면도 있었으나 소소하게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있고

    내 지난 날을 떠올리게 해주기도....

     

    돌아보면 20대의 하루하루는 결국 납작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시시한 미래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으니, 가만히 있다가는 로드킬 당할 게 뻔하니, 뭐라도 해야 했다. 내 토실한 청춘이 납작해져 보기 흉한 얼룩으로 끝장나지 않으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시사인 357호>

     

    사회에서 원하는 모범생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취업도 했고 앞으론 결혼을 하고 애도 낳고 살겠지?

    그저그런 시시한 인생으로 끝나는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 뭐라도 해야지 뭐라도....

     

    ps.

     분위기가 너무 잔잔해서 집중 못하는 사람들도 보이던데

    남이 감상하는 걸 방해는 안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핸폰 잡고 있던 옆사람 진짜 짜증났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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